부산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인근해상에 자주 출몰하는 돌고래 때문에 세시간을 조금 넘기고 하카타항에 도착했다. 물론 배멀미 전혀 없이 나름 대형 LCD로 영화도 한편보고, 한시간여 잠도 자고 경치래봐야 파란바다 뿐이지만 경치도 구경하면서 어찌어찌 잘 건너왔다.

하카타항에 도착해서는 전편에서 말했듯이 1층에 탑승한 손님들이 다 내리고 2층 손님으로 하선을 했다. 이게 다 안전을 위해서 하는 거라니 말 잘들어줘야한다.

연이어서 출국심사장에 도착을 해서 출국심사를 받으면 이제 일본땅에 발을 디딜 수 있다.
일본에서 입국심사를 할때는 요즘은 입국시에 사진도 한방 박아주고, 지문도 등록을 한다. 모자를 썼지만 모자는 그냥 쓰고 있어도 되고,  세관검사까지 통과한 후에 1층으로 내려가서 비치되어 있던 웰컴카드도 한권집어들었다.

웰컴카드안에는 후쿠오카의 여행정보와 몇가지 쿠폰들이 들어있는데, 난 후쿠오카엔 그리 끌리지 않아 쓸일이 없었다. 자동문이 드르륵~열리고 드디어 하카타여객터미널을 나오자마자, 훅~하고 느껴지는 불쾌지수 80%이상의 습하고 더운 공기가 반갑게 맞아준다.

잠깐 이 공기에 적응부터 해야했기에 배낭을 자동문 옆의 흡연대 옆에 던져두고 담배를 하나 태워물었다. 여기저기 봐도 혼자서 온 사람은 눈에 띄지 않는다. 패키지 관광이거나 삼삼오오 무리를 이뤄서 온 사람들이거나 몇몇의 일본인들만이 혼자서 어슬렁 거릴 뿐이다. 

아. 머리가 희끗한 서양사람인이 터미널에서 나오면서 담배를 피워문다. 반갑다.

나이스투미튜~
블라블라
블라블라
굿 럭~ 땡큐! 바이~

대화의 요지는 이랬다. 이 사람은 지금 김해공항의 물류회사에서 일을 하고, 전에는 미군에서 복무했단다. 비자문제로 잠시 한국에서 출국했다가 다음배를 타고 바로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아주 짧은 여행이다.

그렇게 이번 여행에서 처음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여객터미널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가면 한글로 친절히 하카타역까지 가는 요금과 버스노선이 친절히 적혀있다. 그리고 버스가 오면 버스 뒷문으로 줄줄이 타면되고, 버스에 승차할때 요금통처럼 생긴 정리함에서 정리권이라는 종이를 뽑아야 된다. 정리권에는 정류장들의 고유번호가 적혀 있다.

하차를 할때는 버스 운전석쪽 전면에 있는 번호판에서 정리권에 해당하는 곳에 적힌만큼의 요금을 정리권과 함께 투척하고 하차를 하면 된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그것도 몇번타니 적응이 되더라.


그리고 이어서 버스안 맨뒷자리에서 머리가 꼬실꼬실한 한 서양인 청년을 만났다. 반갑다.

하이~
블라블라
블라블라
Let's take off~

군데군데 바느질이 된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던 이 사람은 서핑을 배우려고 일본에 왔단다. 한국의 바다는 서핑하기에 아니 좋단다. 한국에는 여자친구를 만나러 왔었고, 여자친구는 인천쯤에 있는 영어학원에서 영어회화를 가르치는 캐너디언이란다. 

우선 둘 모두 숙소가 하카타역 부근이라 하카타역에서 함께 내렸고 서로 가지고 있던 호텔바우처를 꺼내들고 길을 찾아나서다가 갈림길을 만났다. 그래 넌 저쪽으로 가고 난 이쪽으로 간다. 


take care of yourself. bye good luck. 잘가라. 이렇게 두번째 사람을 떠나보내고, 100여미터를 걸었을까? 바우처에 있던 호텔이 눈앞에 들어왔다. 물론 영어를 전혀 못하는 일본인에게 바우처에 있는 호텔약도를 보여주고 손짓발짓으로 안내를 받아서 왔다.


시간이 조금 이르지 않았을까 했는데, 다행히 체크인이 됐다. 

하이!~
아이드 라이크 컨펌 마이 레져베이션.
블라블라~
블라블라~
땡큐~

룸키랑 내일아침 식사쿠폰을 받아들고 룸을 찾아들어갔다. 처음엔 비지니스호텔이 처음이라 방 크기에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비지니스호텔의 방 크기는 정말 비지니스만 하라는 의미에서인지 정말 작다. 그래도 일본에서 몇박을 하고 나서는 그 방크기에 나름 익숙해졌다.

환기를 위해서 창을 여니 에어컨을 켜놔서 그런지 습한 공기가 다시한번 헉~ 하고 느껴진다.

대략 오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일단은 샤워부터 하고 적당히 릴렉스를 한 다음 일정표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길을 나섰다. 다음일정은 다자이후에 있는 다자이후 천만궁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다시 하카타역으로 가서 100엔 버스를 탔다. 말그대로 100엔 버스는 거리에 상관없이 정해진 코스내에선 아무곳이나 하차가 가능하다. 

버스를 타고 텐진에서 하차하여야 했는데, 비슷한 발음을 듣고선 미리 몇정거장 앞에서 내려버렸다. 아~ 덥다.
근처 빌딩의 경비원 아저씨께 텐진으로 가는 방향을 물어서 니시테츠 텐진역까지 찾아갔다. 후쿠오카에서 열차를 갈아탈 수 있는 곳이 바로 니시테츠 텐진역이다.

역무원에게  "난~ 다자이후 천만궁으로 가고 싶다. 어떻게 가면 되느냐?" 라고 물으니 전철표를 끊는 것부터 시작해서 열차에 오를 때까지 날 데리고 다니면서 안내를 한다. 이것이 일본인의 친절이다.
뭐 마지막엔 저기 서 있는 저 열차를 타라면서 뛰어! 라고 하긴 했지만, 열차를 놓쳐서 얼마간의 시간이라도 기다리는 것보단 낳지 않은가.


그렇게 중간에 열차를 한번 갈아타고 다자이후 천만궁에 도착. 목적지가 코앞이나 이제 길찾기로 인한 긴장감을 벗어던지고 또 릴렉스 시작이다.



역 광장에서 본격적으로 행동을 개시하기전에 카메라의 화이트밸런스부터 조정한다음 사진질을 시작했다.

이 정도면 뭐 무리없이 화벨이 맞아떨어진 듯 하다.











이렇게 첫번째 여행지를 둘러봤다. 다자이후 천만궁은 학문의 신이 모셔져 있는 곳 정도로 알고 있다. 난 솔직히 계란도 노른자보단 흰자가 더 맛있는 것처럼, 역에서부터 이어져 있는 저 거리와 상점이 더 매력적이다.

우선, 대충 둘러보고 다시 왔던 루트를 통해서 숙소로 가야하기에 텐진역으로 다시 이동한다. 역에서 자동발매기를 이용하려 했더니, 역시 니시테츠 텐진역에서 역무원이 하라는대로 했던 것이 대충 들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다시 역무원을 불러서 부탁해서 승차권을 구입해서 무사히 텐진역으로 이동. 잠깐 지하상가와 몇개의 쇼핑가를 거쳐서 간단하게 라면으로 요기를 한다음 숙소로 돌아왔다.

텐진역 주변이 패션과 문화의 거리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캐널시티나 등등도 있지만 여기가 그래도 제일 나은 듯 하다. 참 우리나라의 로데오 거리비슷한 거리가 있어서 모자를 하나 샀다. 비싸다 4만원정도했던 것 같다.

원체 도심지보다 시골스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터라 여행안내지에 있던 후쿠오카의 주요관광지는 PASS하기로 결정! 아마 도심지로 가기로 했다면 후쿠오카보단 도쿄가 나을 것 같다.

이제. 다음 여행지는 하우스텐보스를 거쳐 나가사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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