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타역에 도착해서 일정표에 있는대로 지하철로 갈아타고 오호리공원으로 향한다.

목적은 씻기 위해서...

오호리 공원에 도착하니 커다란 인공호수를 두고 조깅이며 자전거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꽤많다.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씻지도 못한덕에 멍하니 사람들을 끼고 씻을 수 있을 만한 곳을 찾아 다닌다.

중간중간에 몇군데의 공중화장실이 있는데, 수도시설이 고장나 있거나 딱 세수만 할 수 있을 정도의 여건밖에 안된다. 어제 미야자키를 여행하고 부터 흘린 땀을 씻어줄 곳이 필요해서 계속해서 걸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신사가 보인다. 무언가가 발걸음을 그쪽으로 이끈다.













꽤 큰 신사로 보인다.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나 운동을 나온 사람들 중 몇은 신사에서 절을 몇번 하고 가던 길을 가기도 한다. 신사에서도 가장 먼저 한 것이 화장실을 찾았다.

와우~ 최고의 시설을 갖춘 화장실을 찾아냈다. 일단 화장실은 남,녀로 나뉘어져 있고 화장실안에 수도시설이 초등학교시설 급수대처럼 딱 씻기 좋게 되어 있고, 윗옷을 벗는다 하더라도 앞에 나무가 우거져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마침 연세가 지근하신 할아버지 한분이 여자화장실을 청소하고 계시기에 몸짓발짓을 하면서 여기서 좀 씻어도 되겠냐고 하니, 흔쾌히 승낙을 하신다. 이에 더해 신사관리소 앞에 수돗가가 있고 거기 세숫대야도 있다면서 저기서 씻어도 된다고 친절히 안내를 해주신다. 감동먹었다. 난 천사를 찾아냈다.

동경에 갔을때 친해졌던 일본인에게 일본인들은 너무 친절하다고 이야기했고 그때 그는 "그래 일본인은 아주 친절하다 하지만 한국사람의 친절과 다르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어렴풋이 이해를 했다.

하지만 난 오늘 여느 일본인과 다른 친절을 몸소 느꼈다.

윗옷을 다 벗어던지고 간이샤워에 머리도 감고 면도도 느긋하게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비록 약 10여분 후에 땀이 다시 솟아나긴 했지만 그 순간의 개운한 느낌은 아직 잊혀지지 않는다. 신사를 잠시 둘러보고 다시 공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일본정원을 들어가보고자 했으나 시간이 너무 이른탓에 문을 열지 않아 다시 지하철을 타러 갔다.











돌아오는 길에 시간이 남아 텐진역으로 갔다. 텐진에 도착해서야 막 이제 출근시간이 시작되었다. 걷다가 찾아낸 스타벗스에서 아이스까페라테를 시켜놓고 출근족들을 한참을 쳐다보다가 전화기를 충전해야 하는 것을 생각해냈다.

계산대에 가서 전화기와 충전기를 보여주고 충전을 할 수 있겠냐고 하니 안된단다. 약간 불쌍한 눈으로-불쌍한 눈으로 애결하기 전에 난 이미 불쌍해 보였다-  "어 리를~"을 연발하니 "오케이" 충전기와 전화기를 맡겨놓고 이십여분을 더 앉아서 담배도 피고-흡연실에서- 그 동안 여행했던 곳들을 살펴보기도 하는데, 갑자기 계산대쪽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때르르르릉 때르르르릉 ~ " 전화기에서 알람이 울린다. 

잠귀가 어두운 탓에 알람을 최대로 올려놔서 적지 않은 가게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계산대로 한꺼번에 몰린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계산대에 가서 내꺼다 이제 그만 충전해도 된다고 잽싸게 전화기를 받아들고 알람을 껐다. -_-;

그리곤, 땡큐를 날리며 텐진역 주변을 순찰한다.













텐진역 주변은 소핑을 하기엔 참 좋은 곳이다. 쇼핑을 하러 간다면 아마도 이쪽으로 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리고, 하카타역으로 돌아와 하카타역 교통센터에 있는 100엔 샵에 들러 일회용 비옷도 하나 사고 등등... 하카타 국제여객터미널로 이동한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JR패스 왕복권을 보여주고 티켓을 발권하고 돌아오는 배에 몸을 싣는다.
혼자 몸으로는 처음 가는 해외여행치곤 나름 꽤 알찼던 여행이다. 그리고 다행히 환율이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았을때라 비교적 저렴한 비용이었다. 

그리고 곧, 이어진다 둘이서 가는 후쿠오카로의 4박 5일 여행. 
벳부역에서 미야자키로 향하는 니찌린호를 타고 약 3시간을 달려 미야자키역에 도착했다.
미야자키도 가고시마와 비슷하게 규슈에서도 가장 아래에 위치하는 탓인지 더위가 꽤 심하다. 하지만 이미 이런 더위에 5일을 버틴터라 어느정도 익숙하다.


미야자키역에서 락커함을 찾았으나 이미 자리가 꽉차있다. 오늘도 가방을 다 짊어지고 다녀야 한다.

미야자키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미야자키역 1층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관광안내도를 챙겨들고, 미야자키 원데이 프리패스를 발급받았다. 방명록에 방문자 정보를 기입하고 나면 하루동안 미야자키의 버스를 마음껏 탈 수 있는 패스를 준다.

 오늘 행선지는 아오시마로 정했다. 미야자키역을 빠져나와 신호등을 건너 왼쪽으로 몇십미터를 가면 오래된듯한 건물에 미야자키 교통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아오시마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프리패스를 가지고 있지만, 역시 뒷문으로 탑승하면서 정리권을 뽑아준다. 미야자키까지는 약 45분이 소요된다. 안내방송이 잘 되어 있어 목적지에 내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는 길엔 미야자키 공항도 지나친다.



아오시마 정류소앞의 육교. 미야자키에서 아오시마로 올때는 육교를 건널 필요가 없지만 돌아올때는 육교를 건너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온다.



기념품들을 파는 가게들을 지나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길을 향하면 



이렇게 태평양 바다가 펼치지고 다리를 건너 아오시마 신사가 보인다.



아오시마신사로 가는 왼편에는 아오시마 리조트와 아오시마 해수욕장이 있다.



아오시마 신사 주변에는 이렇게 귀신 빨래판이라는 바다가 만들어낸 자연구조물이 있다.




아오시마신사 주



아오시마 신사로 가는 길





아오시마 신사



소원을 적는 쪽지 등을 파는 조그만 가게도 보인다.





섬을 따라 나 있는 길을 따라 한바퀴 돌아도 되지만, 배낭이 두개나 되는 관계로 그냥 온길을 다시 돌아가야겠다.











미야자키로 돌아가는 버스정류장에 동내에서 놀러나온 중딩으로 보이는 듯한 여자아이들이 주루룩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잠깐 기다리는데 갑자기 BMW한대가 아이들 앞에 서더니 창문이 열린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두명이 타고 있었다.

아이들한테 뭐라뭐라 하더니 여자아이들도 남자들도 웃으며 몇분을 이야기 하더니 차를 몰고 가던 길을 간다. 아마 헌팅으로 보이는데, 여자아이들이 너무 어린데... 로리타 증후군인가?

여하튼 버스를 타고 다시 미야자키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백화점을 들러서 선물을 하나 사고 이번에는 소비세를 면제 받았다. 물론 이곳에서도 여권을 가져가서 보여주고 면세를 요청해야 한다.

미야자키역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오늘은 미야자키역에서 하카타로 가는 야간기차를 타야 하는 날이다. 기차시간을 지키기 위해서 일정도 최소한으로 했더니 시간이 남아돈다.

그렇게 저녁이 지나고 밤이 찾아온다. 역 근처에 있는 마트도 갔다가 대형팬시점도 구경하고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귀신놀이도 해봤다.






 
미야자키역에서 출발하는 야간열차 드림니찌린호를 타고 약 12시가 다되어서 하카타로 출발이다.



사람들이 기차에 타서 제일처음하는 것이 의자를 마주보게 해놓고, 잠을 청하는 것이다. 모르면 따라하면 된다.
의자를 마주놓고 약간의 독창성을 발휘해서 양말도 벗었다. 그래도 나름 상쾌하다. 한참을 달렸는가보다. 열차가 한 정거장에서 꽤 오래 정차해있는다. 정차한 동안 종일 깨어있지 못해서 얼마간인지 정확히 알진 못하지만 이렇게해서 기차시간을 맞추는가보다. 

이제 새벽 여섯시가 조금 지나서 하카타역에 도착이다.
 


 벌써 여행의 다섯째날이다. 어제밤 고심끝에 일정표상의 아소산을 제외하기로 하고 조금은 늦게 기상을 한다.

구마모토에서의 일정도 어제 대부분 둘러봤다고 생각했고, 해서 느지막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전차를 타고 구마모토역으로 향했다.


10시 30분쯤 구마모토역에서 오이타를 경유해서 벳부로 가는 열차편을 이용하기로 했다. 일정표에서 11:37분에 구마모토를 출발해서 아소, 오이타를 거쳐 벳부로 가는 열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10시 30분쯤 벳부로 가는 규슈횡단특급이 있어서 다행히 그것을 이용했다.



구마모토에서 벳부는 열차로 세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열차안에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다. 물론 평일이라서 그런것도 있을 법하다.

구마모토에서 벳부로 가는 시간이 긴 탓이라, 잠깐 정차하는 동안 플랫폼으로 나가 담배라도 한대 피울까 하고 나갔다가 출발한다는 신호를 보고 바로 들어왔다. 이걸 불쌍하게 본 승무원이 다가와서 객차 1호실 쪽으로 가다보면 흡연실이 있단다. 이게 왠말인가. 객차 1호실 쪽으로 걸어가다보니 객차들 사이에 조그맣게 유리로 흡연실을 만들어 뒀다.



우리나라에도 강원도쯤에 열차가 지그재그로 운행하는 곳-스위치 백-이 있다는데, 일본에서 처음 그 기차를 이용했다. 말그대로 열차가 산을 넘어서 가야할 때, 자동차처럼 산을 한바퀴 빙돌면서 갈 수도있도록 선로가 나 있는 것이 아니라, 열차가 진행하는 방향이 "之" 처럼 산을 왔다갔다 하면서 진행한다. 나름 즐거운 첫 경험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손님들이 간간히 보인다



탱크를 몰고 다니는 승무원도 보이고, 기차안에서 점심시간을 맞아서 도시락도 하나 사먹고 나중에 손님이 뜸할 때가 되면 저 승무원한테서 여행기념 스템프도 받을 수 있다.



기차여행중에 하늘이 심상치 않다.



그러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큐슈횡단특급은 이렇게 전형적인 일본의 시골을 거쳐서,



바로 옆으로 우거진 숲을 지나기도 한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늘이 말게 개었다.



아소와 오이타를 지나고 나면 이렇게 손님이 거의 없어졌다.

벳부에 도착해서 벳부역 바로 맞은 편에 있는 호텔에 체크인을 하러간다. 열차에서 내리는 중에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길래 프론트에서 우산을 빌릴 수 있겠냐고 하니, 흔쾌히 예스라고 대답한다.
막상 호텔방에 짐을 넣어두고 나오다가 이 정도 비는 맞아주면서 다니는 것, 또한 여행자의 특권이리라. 떨어지는 가랑비를 맞으며 벳부역으로 가서 인포메이션에서 몇가지 무가지를 받아들고 관광을 나선다.

관광안내도를 들고 처음 찾은 곳은 벳부지옥순례. 일단은 벳부역 관광안내소에서 900엔짜리 원데이 프리패스를 구매해서 역앞에서 버스를 탄다. 버스종점에서 하차해서 조그만 안내표지를 따라 가면 벳부지옥순례를 시작할 수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가장 가까운 시라이케지옥부터 길을 따라갈 수 있다. 지옥순례코스에는 늘 매표소가 있고, 해당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갈 수 있고, 매표소 어디든 비교적(?) 저렴하게 패키지표를 팔기도 한다. 지옥순례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므로 시간을 고려해서 몇군데를 돌아보든지 패키지 표를 구해서 다녀도 되겠다.



버스 정류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시라이케지옥





금룡지옥이 있는데, 이 곳은 패키지권으로 입장이 되지 않는 곳이다. 별도로 표를 구입해서 입장.







오니야마 지옥



이곳에서는 온천수를 이용해서 악어를 키운다.



기념사진 한방찍어주고.



카마도지옥, 한국인 관광객이 꼭 찾는 곳이다.



한잔 마시고 10년 젊어진다는데,



이 날도 한국에서 온 단체 관광객이 꽉 찼다.







야마지옥 입구



하마도 볼 수 있다.



이빨이 꼭 바나나를 한입 깨문것 같다.







바다지옥.



여기서 문제. 숨은 그림 찾기 - 사진을 확대해서 숨은 그림을 찾아보세요.



오니이시 보즈 지옥





이렇게 지옥순례를 마치고 나면, 패키지 티켓에서 두개가 빠져있다. 나머지 두개의 지옥은 이곳에서 부터 약 3킬로 가량 떨어진 곳에 있으므로 시간이 되면 가서 보면 되겠다. 다리가 아파서 패스.

지옥순례를 하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이 바로 이거다.



편하게 관광을 마치고 나면 저렇게 냉방이 잘 되어있는 버스를 타고 다음 예정지까지 아주 편하게 갈 수 있는 것. 하지만 난 자유여행객이 아닌가. T_T;

지옥순례를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벳부역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야겠다. 싶어서 벳부시내(?)로 가기로 했다. 벳부역 부근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내는 전형적인 시골의 시내풍경이다. 좁은 골목을 몇군데 다니다 보면 성인만 출입할 수 있는 가게들도 눈에 보인다.

들어오라는데, 일본어를 못한다라고 하니,
아~ 여긴 일본인만 출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여기가 뭐하는데냐?
레이디 샵이랍니다. 설사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배낭을 메고 온 자유여행객에게는 다소 비싼 감이 없지 않은 가격이었다.

관광안내책자에서 본 벳부에서 유명한 온천을 찾았다. 몰론 벳부가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라 유명한 온천이 많지만 내가 가는 곳은 이름이 맞는지 모르지만 다케가와라 온천.



이곳은 시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입욕료가 100엔이다. 우리돈으로 약 1000원 정도로 저렴하고 역사도 오랜 곳이다.
단, 수건을 사야한다. 200엔 쩝. 일본의 온천은 수건이 비치된 곳도 있지만 이렇게 수건이 없는 곳은 사야하므로 수건을 꼭 챙기도록 하자.



온천의 내부는 이렇다. 이곳에는 이브스키에서 해본 모래찜질도 할 수 있지만 이미 이브스키에서 해봤으므로 패스.



목욕을 마치고 온천앞에서 본 온천내부. 저 창문안으로 보이는 곳이 온천안이다. 옷을 갈아입는 곳에서 밖이 훤히 보인다. 물론 밖에서도 안이 훤히 보인다.
다만, 욕탕은 아래로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하므로 온천욕탕은 보이지 않는다.
욕탕에는 물을 퍼 담을 수 있는 바가지외에는 비치된 것이 하나도 없다. 혼자서 낑낑대면서 대충 몸을 씻고 있는 모습을 본 동네 할아버지 덕분에 비누와 샴푸를 얻어서 씻을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온천을 나와 정면에서 우측대각선 방향을 보면 저기 불이 환하게 켜진 가게를 볼 수 있다. 하나는 70~80년대 전통음악과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곳과 무료안내소-저기가 레이디샵 안내소다-를 볼 수 있다. 저 복고풍 레스토랑도 이곳에는 아주 유명한 곳이라 저곳에 가보기로 했다. HITPARADE CLUB 벳푸에서는 유명한 라이브클럽이다.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면 술과 뷔페식이 무료이며, 공연도 볼 수 있다.



입장료를 내고 자리를 안내받으면 이런 분위기다 스테이지와 무대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하나 주문했다. 그리고, 한쪽에 마련된 부페식대를 따라 음식을 챙겨와서 먹으면서 공연을 구경할 수 있다.



이렇게, 관객의 호응을 불러내면,



이렇게 공연장은 흥분의 도가니가 된다. ^_^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 오른쪽부터 PongPan, Mayu, Norihiko

PongPan을 아까 식당밖 온천앞에서 처음 만났다. 사진을 부탁해서 한장 찍어주고 이곳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다. 그녀는 이곳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태국인이다.
부페코너에서 식사를 준비하는데, 나중에 제자들이 오면 같이 합석을 하자고 해서 그러자고 해서 함께 식사도 하고, 술도 한잔 함께 할 수 있었다.



합석을 위해서 자리를 스테이지 반대편 2층으로 옮겼다.



오늘은 PongPan의 지나간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모인자리다.
얼마나 지났을까 꽤 많은 술을 마시고,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오늘은 PongPan의 생일이므로...



벳부역쪽으로 얼마를 걸어서 찾아간 한국식 술집. 주인은 이곳에서 공부를 한 유학생출신인 사장님.
때마침 학교의 해병대 전우회 모임이 있는 날이라고 한다. 안주를 추천받고 소주와 맥주, 일본식으로 퓨전화된 계란찜. 김치찌게를 안주삼아 우리는 또 한잔을 기울였다.



모두가 거하게 한잔을 한 뒤.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며 각자가 돌아갈 곳을 찾아 길을 나섰다.
PongPan은 오이타가 집인터라, 오이타로 가는 택시를 타고, Mayu와 Norihiko는 자전거를 끌고, 내가 묶은 숙소까지 배웅을 해주고 돌아갔다. 호텔로 돌아와서 금방 잠이 들었지만 걱정이다.

내일은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이면서 야간기차를 타야 하는 날이다.



전날 섞어 먹은 술때문에 기상이 걱정이었지만 그래도 일찍 일어나서 식사를 마치고, 역앞에 도착해서-사실 길만 건너면 역이다- 사진한번 찍고,

오늘은 미야자키로 가는 날이다.


어제 일정을 조금 타이트하게 가져갔던터라, 일정표의 일정보다 전체적으로 반나절이 앞서있다. 그래서 오후 일정인 이브스키를 오전에 바로 가기로 결정했다.

가고시마주오역으로 가서 이브스키행 나노하나호로 이브스키역으로 출발이다.
가고시마 주오역에서 이브스키는 약 한시간가량 소요된다.

이브스키로 가는 나노하나호는 모래찜질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온천여행을 떠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것이 가족단위 일본인 관광객 그리고 가끔 파란눈의 외국인들도 섞여있다.

열차의 종점인 이브스키에서 하차하면 역 앞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조그마한 온천수도 보인다.



이브스키가 일본에서도 남쪽에 위치한터라 야자수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옆앞에서 택시를 타고 약 10여분을 가면 유명한 모래찜질 회관 사라쿠가 있다. 요금은 대략 500엔에서 600엔정도.

택시를 타고 가는 와중에 기사아저씨 사진집을 하나 건네준다. 본인이 찍은 사진들이란다. 그리고 명함을 하나 건네주는데, 명함에는 키우는 강아지-강아지 라기보다는 개-두마리가 함께 철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사라쿠에 도착했다.



모래찜질 회관 사라쿠. 2층으로 올라가서 입욕료 1,000엔을 내고 가운을 받아들고 1층으로 내려가서 탈의실에서 락커에 짐을 넣고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 회관옆에 있는 바닷가로 걸어 내려간다.







모래찜질장으로 걸어가면 삽으로 모래를 덮어주는 분들이 계시고, 안내를 받아 들어가면 자리를 안내해준다.
적당한 자리에 누우면 삽을 들고 몸을 머리로 덥기 시작한다. 가지고간 수건으로 머리를 감싼다.

자리에 누우면 꽤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여기저기 패키지 관광을 온 한국사람들의 한국말이 들리기 시작한다. 일본여행을 와서 거의 하카타 이후 처음 듣는 한국말이다. 그냥 모른척 지나가기!

이브스키 모래찜질 회관은 해변옆 모래사장에 있고, 모래아래로 온천수가 지나가기 때문에 누워서 모래를 덮으면 등이 뜨끈뜨끈하다. 입욕료를 내면 약 40분정도 모래욕을 할 수 있는데, 눕는 순간은 너무 여유롭다. 바로 앞에 바닷물이 착싹거리는 소리도 들으면 잠시 잠을 청할까 했지만....

여름아닌가. 너무 덥다. 땀이 송글송글 맺혀 눈으로 들어가 따갑다. 10여분 흘렀을까 도저히 못있겠다. 모래를 걷어 치우고 슬리퍼를 신고 덜렁덜렁 다시 회관 1층 목욕탕으로 가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돌아가야겠다.



이브스키역으로 가는 택시안. 일본의 택시는 참 오래되보이는 것들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이 일본차이고. 일본차가 우수하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주요한 수단인지도 모르겠다. 뒷문은 자동이므로 힘을 주어 닫을 필요가 없다.

이브스키역에 도착해서 다시 나노하나호를 이용해서 가고시마 주오역으로 돌아간다.




 
다시 약 한시간 가량걸려서 가고시마 주오역에 도착해서 다음 행선지인 구마모토역으로 간다.

구마모토역까지는 큐슈신간센으로 약 50분 정도 걸린다.



구마모토역에 도착해서 역 앞에 위치한 전차역에서 전차를 타고 구마모토성으로 가기로 했다. 호텔에 짐을 맡길까 하다가 그냥 들고 가기로 했다.



주차장에서 구마모토성으로 가는 길이고,



구마모토성을 둘러싼 해자가 있고,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라 안내도에 한글도 있고,





일본인 아주머니께 사진한번 부탁해서 사진도 한번 찍어주고,



저기 보이는 곳에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구마모토성안으로 들어간다.



구마모토 성이다.



앗. 화벨이 이상하다.



그래서 다시 화벨도 한번 맞춰주고,



이제 적당히 맞아진 것 같다.



역광을 배경으로 후레쉬 터트리고 한방찍어보고,



건물은 옆에서 찍어주면 폼나게 나온다.



구마모토성을 배경으로 셀프카메라도 한번 찍어준다.

구마모토성은 역사적으로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장군과 관련이 있어 한국인에겐 그리 달갑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한국인 패키지 관광에서 꼭 끼이는 곳이다. 그리고 아마 이번 일본여행에서 한국인을 가장 많이 본 곳이기도 하다.

구마모토성을 대충 둘러보고 이제 숙소로 가야겠다.



숙소로 가는 길에 있는 구마모토성주인 듯한 사람의 동상도 보인다.



구마모토성을 내려와서 호텔로 가는 길에 쇼핑가를 만났다. 아마 구마모토에서 가장 유명한 쇼핑가가 아닌가 싶다. 근처에 백화점도 몇개가 있다.

근처 쓰루야 백화점에 들러서 향수를 하나 사고, 면세를 요청했다. 일본에서 쇼핑을 하면 하루 구입가가 만엔 이상이면 소비세를 면제를 해준다.

* 음식료품, 주류, 담배, 화장품, 의약품, 필림, 전지등의 소모품은 제외된다. 즉, 향수도 면세가 되지 않는다. -_-;

머 쓸쓸히 향수만 싸들고 숙소로 귀환해서 나름 알찼던 하루를 또 마감했다.

다음여행지는 일정표상으로 아소산을 가서 벳부로 가는 일정이다. 숙소에 짐을 풀고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의 흔적들. 비니시스 호텔의 사이즈가 딱 이렇다. 그래서 일본여행 내내 이틀째 머물렀던 나가사키의 베스트 웨스턴 프리미어 호텔이 그리웠다.

아소는 그냥 패스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내일은 벳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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